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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망원동 브라더스 - 김호연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의 옥탑방 이야기라서 흥미가 생겼다. 대략 훑어보니 망원역 2번 출구의 맥도날드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소설 속 주변 맛집들의 소개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책을 집어 들었다. 휴대폰의 지도앱을 켜두고 책장을 넘기며 상호명이 나오면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르게 페이지를 넘길수록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게들이 늘어갔고 책의 출판연도를 의심하게 되었다. 초판이 2013년 7월이었다. 작가가 집필하기 시작한 날짜는 2010년 초라는 사실을 '작가의 말' 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햄버거 프랜차이즈만이 망원동에서 살아남았나 보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고 소개된 띠지에는 밀리언셀러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로 소개되어 있었다. 베스트셀러로 꽤 유명했던 그 편의점 이야기의 작가였다니.. '망원동'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다른 소개글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 보다. 소설은 주인공의 스승, 직장상사, 후배 이렇게 네 남자가 망원동 옥탑방(마당의 텐트 포함)에 모여 술냄새와 숙취 가득한 동거를 시작하여 각자의 인생을 그려나가는 5개월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고, 연인을 만나는 등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며 결국 망원동 브라더스를 해산할 때까지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소재들을 작가의 재미있는 문체로 풀어간다. 
 
아마도 작가 자신의 삶이 기본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10년간 무명의 스토리 작가로 지낸 사실에 놀랐고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따가웠을 주변의 시선을 견뎌낸 작가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검색을 해보니 망원동 브라더스는 연극 공연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브라더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도 감상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