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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탄소로운 식탁 - 윤지로

 
탄소로운 식탁은 탄소라는 개념의 정의부터 시작해 수식과 통계를 활용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자는 온실가스의 정체가 무엇이며, 왜 우리의 밥상 위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짚어준다. 고기, 채소, 과일, 해산물 등 각각의 식재료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발생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특히 '저탄고지'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왔다. 흔히 알고 있는 ‘저탄수화물+고지방’이 아니라, ‘Low Carbon, High Level of Knowledge’이라는 발상이 신선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충격적인 사실 중 하나는, 축산업이 전 세계 교통수단(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전체와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소와 양의 트림과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0배나 강한 온실효과를 낸다는 사실에 놀랐다.
책을 읽으며,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흥미롭게 읽었던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멸종>이 떠올랐다. 그때는 지구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로 치닫는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느꼈지만, 어느새 마음 한켠이 무뎌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그때 읽었던 책과 다큐멘터리들을 다시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온실가스(26p, 166p)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복사에너지를 받고, 지구 역시 우주로 복사에너지를 내보낸다. 그런데 지구 주변을 서성이며 지구가 내보내는 복사에너지가 우주로 빠져나가는 길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게 온실가스다. 이산화탄소의 복사강제력이 76%에 달하여 지구온난화의 일등공신은 이산화탄소라는 이야기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에 있을 때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기후변화 측면에서는 이산화탄소가 공기, 바다, 암석 중 어디 있느냐가 중요하다. 금성은 이산화탄소가 오로지 대기에만 있어서 섭씨 464도씨의 지옥이 된 것이다. 우리가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태워 발전소를 돌리거나 자동차를 굴리면 땅속에 잠들어있던 탄소를 깨워 이산화탄소라는 비행선에 태워 하늘로 날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해서 산업혁명 전 280ppm(0.028%)이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을 단숨에 415ppm(0.0495%)으로 올렸다. 80만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 농도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보면 이 장구한 세월 동안 대기 속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을 넘지 않았다. 그런데 인류는 100년, 그러니까 80만 년을 24시간이라고 치면 10초 만에 이산화탄소를 400ppm고지까지 올려놓았다.
(MAY 2025, 현재는 428ppm, https://science.nasa.gov/climate-change/)

 

이산화탄소 농도(탄소로운 식탁)

 

온실가스의 조건(47p)

분자는 공기 중에서 빙글빙글 돌거나(회전) 떨면서(진동) 에너지를 흡수한다. 지구가 우주로 방출하는 복사에너지를 중간에서 가로채려면 분자의 회전이나 진동이 격렬해야 한다. 질소, 산소처럼 원자가 두 개뿐인 분자는 움직임이 단순해서 지구 복사에너지를 흡수하지 못한다. 이산화탄소처럼 세 개 이상의 원자로 이뤄진 분자는 움직임도 복잡해져 지나가던 지구 복사에너지를 잘 흡수한다. 따라서 대기 온도가 올라가는 온실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가축과 교통수단 온실가스 배출량(83p)

가축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1억 톤이고 교통수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80억 톤이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기르는 가축에서도 상당량의 온실가스가 방출된다. 특히, 위를 4개나 가진 소는 고기 1kg을 얻기 위해 먹어야 할 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25kg, 닭: 3.3kg, 돼지: 6.4kg). 또한 소는 1년에 1.6t의 이산화탄소를 뿜는다. 하이브리드 승용차 기준 서울-부산 거리를 한번 이동하면 40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20번 왕복하는 것과 같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댄다. 우리에서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그저 하루 종일 우물거리는 행동만으로.

 

방목지를 만들기 위한 아마존 벌목(138p)

매년 경기도 면적만큼의 아마존 밀림이 지워지고 있다. 아마존 벌목의 60~80%는 소를 키울 방목지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브라질은 두 번째 쇠고기 생산국이자 최대 쇠고기 수출국이다. 아마존 벌목의 최대 80%가 소를 기르기 위해서고 6~7%는 콩(사료)을 기르기 위해서인데 결국 아마존 벌목의 주요 두 원인 모두 인간의 육식 때문인 셈이다. 아마존 밀림은 반세기 만에 한국의 7배, 텍사스 주 보다 넓은 73만 제곱 km가 잘려나갔다. 아마존의 17%가 사라진 것이다.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아마존 분지는 이산화탄소 166억 t을 배출하고 139억 t을 흡수했다. 아마존은 온실가스 배출원이 된 것이다.

 

저자의 대안(269p)

- 단열을 잘해서 여름에 에어컨 없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돈사
- 가축 분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플랜트
- 태평논법: 무경운 건답직파
- 수직농장: 영양분, 빛까지 다 사람이 조절해서 수확주기도 빠르고 생산량도 많다. 스마트팜의 생산량은 노지대비 40~50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