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2) - 하워드 막스
책의 내용 중에서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전편에 이어 정리해 본다. 두 번째에서는 시장의 특성, 인간의 심리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어떻게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지에 관해 요약했다.
주기에 주의를 기울여라(116p)
인간이 감정적이고, 일관되지 못하며, 꾸준하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기 때문에 주기가 존재한다.
주기는 자기 교정(self-correcting)적이며, 주가의 전환이 꼭 외부 사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주기가 영원히 계속되지 않고 스스로 전환하는 것은 추세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은 실패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실패는 그 자체로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주기를 무시하고 추세를 추정하는 것은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 중에 하나다. 사람들은 성공하는 기업들은 끝까지 성공하고, 초과 성과를 내는 투자는 끝까지 초과 성과를 내며,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투자는 끝까지 실패할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반대로 될 가능성이 크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은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유리하게 이용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영원히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의 특성(126p)
시장 상황이 좋고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신중함 따위는 잊고 매입을 서두른다. 그러다 혼란의 시기가 도래하여 자산이 저가 매입 대상이 되면,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감수할 의지를 잃고 매각을 서두른다.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탐욕 - 공포 주기는 리스크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 것에 달려 있다. 탐욕이 만연하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해 안심하는 수준이 높고, 수익에 대한 관심으로 리스크를 부담하겠다는 생각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포가 만연해 있는 것은 리스크 회피 수준이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강세장(모든 것이 암울해 보일 때 주식은 가장 싸다, 131p)
우울한 상황에서 주가가 바닥일 때 소수의 기민하고 과감한 저가주 사냥꾼들만이 주식을 매수한다. 그러다 이들의 매수가 얼마간 주목을 끌거나 전망이 나아지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시장은 호전되기 시작한다.
경제와 시장이 중환자 명단에서 빠지면 사람들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좀 더 공정한 가치가 반영된 가격을 지불한다. 그리고 결국 경솔함이 끼어든다. 경제호전과 기업수익 향상에 고무되어 사람들은 경제를 예측하는 일에 적극적이 된다. 그러다 상황이 호전되던 초기에 과감하게 투자한 사람들의 수익에 흥분하고 부러워하며 동참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주기가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수익이 계속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현자가 시작한 일을 바보가 마지막에 뛰어들어 마무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강세장의 후반기에 사람들은 호황이 끝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기꺼이 주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약세장
1단계: 소수의 신중한 투자자들이 강세가 만연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언제나 장밋빛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할 때
2단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인식할 때
3단계: 모든 사람이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할 때
약세장도 머지않아 3단계에 접어들 것이고, 대중은 그쯤되면 해결책이 없을 것이라며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권이 종말을 맞지 않는 한 우리는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2008년 가격이 하락하며 최악의 순간에 투자 기회가 왔고, 2009년에는 가격이 올랐다)가 가장 극적이었다고 회상한다.
투자에서의 가장 큰 실수는 심리적인 요인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분석한다. 더하여 아래 주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매수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긍정적이며 그에 대한 근거는 폭넓게 인정되고, 가격은 치솟고 있으며, 가장 큰 리스크를 감수한 사람들이 엄청난 수익을 달성했다는 매체의 보도가 나오고 있을 때, 고점에서 매수하지 않기란 어렵다. 매도는 더 어렵다."
모두가 하는 것을 따라하지 않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더욱 상상하기 어렵다. 팬데믹 이후의 유동성 장세와 2023년의 배터리 관련 회사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때 저자가 말하는 '2차적 사고'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장밋빛 미래가 영원할 것만 같았지만 이내 캐즘이 이슈가 되며 DEC 2024까지 침체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 공포가 만연하고 모두가 우울한 상황이 찾아올지 차분히 기다려봐야 할까?
실수는 왜 발생하는가?(138p)
투자는 인간이 하는 일이며, 인간 대부분이 자신의 감정과 심리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상황을 좀 더 깊이 볼 수 있고 심리가 가진 강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분석을 통해 비슷한 인지적 결론에 도달할 테지만, 저마다 심리로부터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결과는 매우 차이가 난다.
- 탐욕: 상식, 리스크회피, 신중함, 분별력, 논리, 고통스러운 과거의 교훈, 의지, 두려움 등 다른 모든 요소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진다. 탐욕과 낙관주의가 한데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높은 리스크 없이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희망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유행하는 주식에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혹시 가치가 조금이라도 더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보유하는 행동을 계속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이었고, 리스크가 무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 공포: 투자세계에서 공포는 논리적이고 분별력 있는 리스크 회피를 의미하지 않는다. 패닉에 더 가깝다. 공포는 지나친 걱정으로 투자자로 하여금 필요할 때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 다수의 견해를 따라간다(군중심리):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다수의 결정에 따른다. 시장 심리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를 얻고 싶은 욕망이 합쳐지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의심을 버리고 스스로에게 내재된 리스크 회피를 망각하며 이치에 안 맞는 것을 믿게 된다.
- 시기심: 탐욕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게 할 것이고, 그 힘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강해진다. 이는 인간 본성 중에 가장 해로운 부분 중 하나다. (e.g., 닷컴 버블 전 5년간 다른 공격적인 투자처의 23%의 수익률과 비교하여 연 16% 수익률에는 낙담하고, 닷컴버블 이후 3년 동안의 연 3% 수익률에는 반색한다.)
투자를 할 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 있는지 계속해서 경계해야 한다. 투자 프로세스에는 상당한 불신이 필요하다. 충분히 의심하지 않으면 투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까?
언제 시장이 비이성적인 극단까지 간 것인지 말해줄 공식이란 없으며, 이런 결정을 내릴 때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당신을 지켜줄 바보 방지 대책도 없고 실패를 부추기는 감정으로부터 당신을 보호해 줄 묘약도 없다.
“가격 상승은 판단력을 흐리는 마약이다.” - 워렌 버핏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크트리에서 사용되는 방법: 해결책은 아니지만 당신에게 적어도 싸울 기회는 줄 수 있다.
- 내재가치에 대해 이해한다.
- 가격이 가치와 멀어질 때 해야 하는 행동을 고수한다.
- 과거의 주기를 숙지하여 시장이 과열되면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일 때 투자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를 철저히 이해한다.
-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상황은 대체로 믿으면 안 된다.
부정적 영향과 맞서라(137p)
더 많이 바라는 욕망,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경향, 대중의 영향, 확실한 것에 대한 비관, 이러한 요소들은 어디에나 있다. 이 같은 요소들은 한데 합쳐져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로 인해 실수가 발생하고 그런 실수는 자주, 널리, 반복해서 일어난다.
역투자(155p)
“다른 사람들이 실의에 빠져 매도할 때 매수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장밋빛 꿈을 꾸며 매수할 때 매도하는 것은 비할 바 없는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대신 가장 높은 수익을 제공하기도 한다.” - 존 템플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유행을 좇는 사람들’이라면 훌륭한 투자자들은 2차적 사고, 즉 다른 사람들의 사고방식과는 다른 더 복합적이고, 통찰력 있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추세나 시장의 견해는 맞서 싸워야 하고, 추세를 따르는 포트폴리오는 멀리해야 한다.
역투자란 모두가 팔 때(가격은 하락) 당신은 매수하고 있거나, 모두가 살 때(가격은 상승) 당신은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운 싸움을 하는 당신은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과 반대로 ‘모두’에 속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편할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갖는 견해 중에서 분명한 것은 거의 항상 틀린다. 여론이 하나로 뭉치면 그 투자의 수익 가능성은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모두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는 투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내가 보기에 이 투자는 ‘모두가’라는 말 때문에 절대로 최고가 될 수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힘든 시기에 부실 채권을 매입하기란 극히 어려웠지만, “상황이 그렇게까지 나쁠 수는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매입을 하기가 좀 더 쉬워졌다. 다수의 사람들이 고점에서 낙관적이고, 저점에서 비관적인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하려면 우리는 고점일 때 만연한 낙관론에 회의적이고, 저점일 때 만연한 비관론에 회의적이어야 한다.
저가 매수 대상을 찾아라(51p, 169p)
투자의 성공은 ‘좋은 자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잘 사는 것’에서 나온다.
부채가 있는 투자자들은 마진콜(margin call: 주식담보대출 또는 선물 계약의 예치 증거금이나 펀드의 투자 현금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하라는 요구)을 받아 주식을 모두 매각 처분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증권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단언컨대,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사람으로부터 매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단, 이런 경우는 흔치 않으며 위기나 거품이 발생하는 극단적 상황에만 일어난다.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므로 최악의 시기에도 상황을 잘 정리하여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 자본과 강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소수의 현명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따라 같은 자산을 사면서 자산의 가격은 오른다.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에 더욱 격앙되어 시장 가격이 적당한지에 대해서는 점차 생각하지 않게 된다. 일반적으로 어떤 물건의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이 이를 덜 찾기 마련이지만, 투자에서는 가격이 오를수록 더 찾는 경향이 있다.
‘그 자산에 얼마를 지불하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자산과 성공적인 매입은 구분되어져야 한다. 가치보다 싸게 사려는 노력이 실패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투자 대상의 선택
위험 대비 잠재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이나, 비용 대비 가치가 가장 높은 것을 골라야 한다.
“투자는 상대적인 선택의 훈련” - 시드 코틀(Sid Cottle)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려라(181p)
언제나 최고의 결과만 나오는 일이란 세상에 없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즉 저가 매수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중요한 것은, 매각을 하게 만드는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매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뢰, 레버리지는 거의/전혀 이용하지 않는 것,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본, 강한 배짱 등이 투자자에게 필요하다. 역투자가다운 태도와 튼튼한 대차대조표가 기반이 되는 인내심 있는 기회주의는 위기 상황에서도 놀라운 수익을 낼 수 있다.
찰리 멍거는 투자할 매력적인 종목이 나타나지 않으면 1년이고 5년이고 기다린다고 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라(208p)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주기가 변하는 타이밍과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면, 우리가 현재 주기의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장이 극단적으로 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조절하고, 수많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고점과 저점에서 커다란 실수를 하게 만드는 다수의 행동에 동조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해야 할 일: 시장의 온도를 측정해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장에서 나오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장 온도를 측정’하기만 하면 된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을 암시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추론). 다른 사람들이 무작정 확신하고 공격적으로 매수할 때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공포심에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패닉 상태에서 매도할 때 우리는 공격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행운의 존재를 가볍게 보지 마라(222p)
투자세계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특정 행동이 늘 특정 결과를 만드는 논리 정연한 곳이 아니다. 사실 투자의 많은 부분이 ‘운’에 좌우된다. 어떤 사람들은 운을 기회나 임의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결국 같은 표현일 뿐이다. 투자자로서 누리는 성공의 많은 부분이 주사위를 던져 얻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텔레브가 제기한 ‘대체 역사(일어날 수도 있었던 다른 사건들)'는 매력적인 개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반면, 적어도 과거만큼은 잘 알고 있고 절대적이며 변하지 않는 것으로 느낀다. 그러나 탈레브는 이미 일어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었던 사건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지적한다. 따라서 어떤 전략이나 행동이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그 배후의 결정이 현명했다는 것을 꼭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결정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것은 어쩌면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 즉 단지 운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의 질은 결과에 의해 판가름되지 않는다(228p)
결정을 하고 난 다음에 일어난 사건들에 의해 성공 또는 실패가 되는 것이고, 그런 사건들은 종종 예상을 벗어나기 마련이다.
‘나는 안다’ 유파의 투자자들은 미래를 아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그럴듯한 미래를 예상한 다음, 나머지 가능성들은 무시한 채 예상되는 하나의 시나리오상에서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한다.
‘나는 모른다’ 유파인 주어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는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여타의 상황에서도 그렇게 나쁜 결과를 내지는 않을 정도의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데 역점을 둔다. 신중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신들의 방식이 한동안은 눈에 띄지 않는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인정한다. 실력이 출중한 투자자라면, 장기적으로 그 사실이 명백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람들은 결과로써 나은 성과에 대단한 주의를 기울이지만, 진짜 궁금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일어난 사건들(일어나지 않은 다른 가능성들도)이 실제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시야 안에 있었던 것일까? 다른 사건이 대신 일어났다면 성과는 어땠을까? 그 사건들이 바로 탈레브의 ‘대체 역사’이다.
반가운 이름이 등장한다. <행운에 속지 마라>의 저자 '니콜라스 탈렙'. '대체 역사'가 저자(하워드 막스)에게는 매력적인 개념이었다. 니콜라스의 책에서 대체 역사의 개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나쳤었는데, 해당 챕터를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되었다.
"한 분야의 실적은 결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역사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을 경우의 대체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보지 못했던 단락이 눈에 띄었다. 니콜라스는 <일리아드>를 다시 읽으면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호메로스는 결과를 보고 영웅을 평가하지 않았다. 영웅이 된것은 전쟁의 승패 때문이 아니라, 행동이 영웅적이기 때문이다. 서사시인들은 분명 안 보이는 역사를 이해하고 있었다."
방어적으로 투자하라(234p)
'세상에는 나이 든 투자자도 있고 대담한 투자자도 있지만, 나이 들고 대담한 투자자는 없다.'
수익창출과 손실 회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 그러므로 둘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오크트리는 방어 투자를 선호한다. 경기가 좋을 때 지수에 뒤처지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호황기에 뒤처지지 않고, 불황기에 남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전체 주기를 통틀어 평균 이하의 변동성으로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다.
사이먼 라모 박사는 테니스 경기에서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의 차이를 분석했다. 프로 선수들은 스피드, 체력, 실력이 쉽게 한계에 다다르지 않고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공을 칠 수 있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은 일단 공을 넘기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다. 상대방의 실수로 득점하여 경기에서 이기기 때문이다. 프로의 게임은 승자의 게임이고 아마추어의 게임은 패자의 게임이다.
찰스 엘리스는 라모 박사의 생각을 한 단계 전진시켜 이를 투자에 적용했다. 시장 효율성과 높은 거래 비용에 대한 엘리스의 견해는 주식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득점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했다. 대신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는 테니스 경기에 비유하면 불규칙하게 튀어 오르는 공들이 가득하고 코트의 크기와 네트의 높이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경제와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이 매우 부정확하고, 변동이 심하며, 다른 참가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끊임없이 환경을 변화시킨다. 프로 테니스 선수들은 많은 것을 제어할 수 있으므로 득점을 위한 공을 치지만 투자자들은 투자 결과에 대해 부분적인 제어만 할 수 있고, 상대가 받아넘기기 힘든 공을 굳이 치지 않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공격적인 투자는 결과가 좋을때는 더 좋고, 나쁠 때는 더 나쁠 수 있다. 반면에 방어는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아 현명한 투자로부터 최종적 수익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다.
투자에서 무엇이 공격이고 무엇이 방어인가?(241p)
공격은 공격적 전술과 평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높은 리스크를 채택하는 것이다. 방어란 잘못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방어는 플러스 요소를 포함하기보다는 마이너스 요소를 배제하고 간헐적 기지의 번뜩임보다는 일관되지만 적당한 프로세스를 통해 더 큰 수익에 도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확실히 하는 것과 유리한 환경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두 가지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돋보이는 투자 경력들은 매우 짧다(247p)
나는 많은 투자매니저들의 경력이 홈런을 치는데 실패해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삼진을 너무 많이 당해서 경기에서 제외된 것이다. 상승 종목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락 종목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오크트리의 전략은 ‘하락 종목을 피한다면 상승 종목은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홈런이 아니라, 타율을 중요시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지속적인 좋은 실적으로 시장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두려움을 가지고 투자하라(251p)
당신이 수준 높은 결정을 내릴 수는 있으나 불운이나 깜짝 놀랄 사건들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음을 걱정하라. 두려움을 가지고 하는 투자에는 자만심이 생기지 않을 것이고, 지속적인 경계심과 심리적인 아드레날린이 계속 작용할 것이며, 충분한 안전마진을 고집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당신의 포트폴리오가 뜻밖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그리고 상황이 순조롭다면 상승 종목들은 가만 놔두어도 알아서 잘할 것이다.
'방어적으로 투자하라'의 챕터는 '방어'라는 어휘가 주는 느낌때문에 흥미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워드가 인용한 '패자의 게임'에 대한 호기심으로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 찰스 엘리스>을 읽어 보았다. 찰스의 책 내용을 조금 알고 나서 이 챕터를 다시 읽어보니 처음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익창출과 손실 회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하워드가 왜 공격적 투자(집중투자, 레버리지)보다 방어적 투자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함정을 피하라(253p)
손실을 회피하려는 노력이 무리하여 좋은 실적을 올리려는 노력보다 중요하다. 실수를 유발하는 감정적 요인으로 탐욕과 공포, 불신의 유예(기꺼이 속아주려는 태도)와 의심, 자아와 시기심, 리스크 감수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고 싶은 욕구, 자신의 예지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호황과 불황의 발생에 기여하고, 이 두 시기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누가 봐도 잘못된 행동들을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함정은 시장 주기와 열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주기와 추세가 극단적인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발생하면 가장 큰 실수를 초래한다. 군중심리가 가진 영향력은 실로 대단해서 군중을 이루는 구성원들은 어쩔 수 없이 순응하고, 굴복하게 만들고, 거의 저항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투자자들은 이에 반드시 저항해야 한다.
효과적인 분산투자(292p)
서로 다른 종목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종목들이 특정 사건에 서로 다르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가 소개한 책들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Winning the Loser's Game - Charles Ellis>
<A Short History of Financial Euphoria - John Kenneth Galbraith>
<행운에 속지 마라 Fooled by Randomness - Nassim Nicholas Taleb>
저자에게 영감을 준 워렌 버핏(인내와 역발상), 찰리 멍거(합당한 기대의 중요성), 존 갤브레이스(인간의 약점), 브루스 뉴버그(잠재 시나리오와 그에 다른 결과), 마이크 밀켄(의식적인 리스크 감수) 등의 책들도 함께 읽어보고 싶어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