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의 발견 - 김민기
저자의 문장은 간결하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그렇지만 빨리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는다. 다양한 사진들과 각 스토리마다 나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저자의 서재처럼 보이는 공간은 질투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꿈이란?(10p, 23p)
우리 사회는 자신의 삶에서 자신을 소외시킨다. 우리는 표현하기보다 참는 훈련을 받아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해야 할 일이 중심에 있으니 하고 싶은 일은 늘 뒤로 밀린다. 원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대신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산다.
그 많은 공부를 하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공부하지 못했다. 나한테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었고 나 자신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에 기쁨을 느끼는지 알 수가 없다.
‘간절한 무엇’ -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결국 '간절한 꿈을 갖는 것'이 간절한 꿈이 된다.
저자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것’이라고 꿈을 정의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지 못하는 나. 나는 나를 너무 모른 채 지내왔다.
주기적으로 나와 친해지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와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는 다르다.
취향(66p)
'어디가 좋더라, 어디가 제일 유명하다더라, 거기는 꼭 가봐야 한다'라는 남의 의견에 따라가는 여행은 별로다. 취향은 뭘 좀 알아야 생긴다. 모르는 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없다. 일단은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좀 하면 흥미로운 곳이 생긴다. 그러면 그 장소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한다. 공부가 깊어질수록 취향은 뾰족해진다. 여행지에 대해 공부하면서 취향을 찾는다는 것은 여행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주제가 정해지면 예산과 시간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도 정해진다. 두루 볼 때보다 깊이 볼 때의 기쁨이 더 크다. 취향에 집중할 때 훨씬 더 만족스럽다. 그런 여행이 훨씬 더 깊고 충만하게 남아 있다.
모르는 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는 없다. 남들이 좋다더라 하는 여행지를 생각해 보면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는 곳도 많았다. 소설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의 배경이 되는 런던, 파리, 로마를 여행했던 기억과 같은 도시 안에 위치하지만 단지 유명하다고 해서 들렀던 여행지의 기억은 분명 다르게 남아 있다. 나에 대해 더 관찰해 보고 나만의 취향을 더욱 뾰족하게 만들어 두는 것이 어떨까.
농도 짙은 삶(175p)
‘뭘 그렇게까지 하냐?’의 수준까지 기준을 올려버리면 타인의 시선이 사라진다. 몰입의 시작이다. 농도 짙은 삶이란 몰입하는 삶이다. 높은 자기 기준, 탁월함에 대한 지향이 몰입을 만들어 낸다.
타인의 눈높이가 아닌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몰입! 그것이 탁월함을 만든다고 한다. 저자의 책에는 여러 사진들이 많이 나오는데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가 반가웠다. 몇 해 전, 피렌체와 로마 여행을 하면서 르네상스 예술에 푹 빠졌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예술가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였기 때문이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천장화를 바라보는 몇 분동안에도 뒷목의 통증 때문에 시선을 아래로 떨구기를 반복했는데, 미켈란젤로는 무려 4년 간에 걸쳐 그 고통을 인내하며 프레스코화를 완성했다. 천장화를 처음 바라본 그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예술이란 이런 것이구나.'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까지 뭘 그렇게 정성을 들이나? 누가 알아준다고."의 물음에 미켈란젤로가 답한다.
"내가 알지."
자유(181p) 自由; 스스로 말미암다. 행동의 근거나 원인이 자신에게 말미암은 것
스스로 자기에게 부여한 임무를 위해 6시에 일어나는 사람은 자유롭다. 10시에 일어나든 12시에 일어나든 할 게 없는 사람은 자유롭지 않다. 은퇴 후 할 일이 없어서 공원에 나가 있거나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당신이 원하는 자유인가? 돈이 많다고, 시간이 많다고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다. 나다움을 찾아가는 것, 나답게 사는 것이 자유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욕망하지 못한다(286)
재료가 부족하면 상상력도 제한된다. 그나마 나아 보이는 삶대신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해 보자. 어떤 삶이 가능하고, 어떤 꿈의 재료들이 있는지 탐험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