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독서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 - 김성회, 이광수, 최종건, 한윤형

오프라인#7 2025. 2. 12. 19:00

 

‘대한민국은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가’를 주제로 윤석열 정권 1년 차에 외교, 안보, 경제 그리고 정치에 대한 대담집이다. 다행히도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우지는 못하고 끝내는 중(FEB 2025,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진행 중)이지만 2년 전의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들에 관한 토론 내용을 담고 있다.
대담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파트로 구분하여 진행되었다.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원하는 직업군으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연구나 창업 대신 의사와 변호사가 꼽히고 있는 현실에서 시대정신과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다.
 
우이독경(牛耳讀經):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리 가르쳐도 깨닫지 못한다.
교언영색(巧言令色):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민다.
자가당착(自家撞着): 같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앞뒤가 맞지 아니하고 모순되다.
 

미국이 대만-중국 간 분쟁을 이슈화시키는 이유(52p)

보수화의 핵심은 긴장이 계속될수록 보수가 더 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계속 긴장을 유발한다. 미국이 대만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그럴수록 미국의 경제에도 좋고 정치에도 좋기 때문이다. 대만을 압박하니까 시스템 반도체 회사인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대만에는 짓지 않는다. 대만에 짓는다고 하면 불안하다면서 아무도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시스템 반도체는 안보상 매우 중요한데, 미국이 인텔 같은 자국 회사에서 기술을 개발해 생산하기엔 이미 늦어서 삼성전자나 TSMC가 미국에 들어와서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한국과 대만의 긴장을 높이는 게 굉장히 좋은 수가 되는 것이다. 즉,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긴장감을 계속 높이는 게 미국에 이득인 셈이다.

 

정책과 혁신(113p)

'벼락거지'라는 말이 나오면서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규제를 없애고, 세금과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모두 집값을 올리는데 유리한 정책들만 나오는데 이를 ‘친서민 정책’으로 포장한다.
정책으로는 시장에 가격을 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하락시키는 게 정책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주거 취약층을 위한 주거복지, 부동산 시장의 변화 사이클, 가격 진폭을 줄일 수 있도록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규제를 풀어버리면 5년 후에 집값이 다시 폭등할 수도 있다.
청년들에게 부동산 대출을 늘려주면서 ‘부동산 투자해서 돈 벌어’라는 식이 아니라 임금 격차를 줄이고 좋은 직장을 제공하고 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청년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예전에는 개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많이 했지만, 1981년에 미국 정부가 401K 퇴직 연금을 만들어 반강제로 주식 투자비중을 확대했다. 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주식투자를 유도한 것이다. 기업에는 돈이 들어가고 생산성을 높여 배당을 증가시키고 주가도 오르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그래서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미국 퇴직자들의 부가 늘어났다.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면 경제가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유럽은 설비투자가 늘었지만 성장률이 낮고, 미국은 설비투자를 해서 기업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국은 기업이 투자하는 것보다 혁신이 더 많이 일어났고, 그 혁신이 성장을 이끌었다.

“21세기 국가의 성장은 투자보다 혁신에 있다.” - 슘페터

 

삼성의 조용한 RE100 선언(132p)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어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캠페인이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여러 기업이 RE100에 참여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삼성이 RE100 선언을 하면서 별도로 국내 언론사에는 ‘보도 비중을 좀 줄여달라.’라고 부탁을 했다는 말이 있다. 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쓰는 걸 선언하면서 RE100을 모르는 윤석열 정권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런 건 당연히 안 하고 있다.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의 실적(165p)

시대정신과 비전제시는 없고, 오로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에 기대어 ‘반문’만을 외치며 선거에 임해서 당선까지 되었고, 집권 후에는 국가 운영에 대한 비전과 콘텐츠가 없어 ‘전 정권 탓, 전 정권 반대로’를 국정운영의 기조로 삼았다. 무능 그 자체로 취임 이후 11개월 내내 무역적자를 기록했다(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의 일).

 
 
'바이든'을 '날리면'이라 하고, 국회의원을 '국회요원'이라 말했다고 우기는 거짓말쟁이 대통령은 임기 절반 동안 대한민국을 모든 분야에서 후퇴시키고 분열을 조장했다. 여전히 내란이 진행 중이지만,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다음 정권에서는 소득 때문에 일찍이 꿈을 접어버리는 청년들이 없기를, 그리고 실리콘밸리처럼 혁신을 주도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