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 - 클레멘스 봄스도르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 북아메리카, 서유럽의 기업들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흥미롭게도 전 세계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이들과 거리가 먼 북유럽에 위치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신차 구매의 90% 이상이 전기차가 차지한다. 노르웨이가 산유국으로서 석유를 수출하면서, 그 수익으로 정부연기금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1996년 노르웨이 인구 437만 명의 1인당 투자금액 54유로가 2017년 160,000유로라는 엄청난 금액이 되었다. 이처럼 거대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에서 개인투자자가 배울 점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뒤쪽 챕터를 먼저 읽어보기 시작했다.
시장을 이기는 개인이 소수인 이유(248p)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다.
(1) 자기과신 overconfidence
투자자 대다수는 스스로가 시장보다 잘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거리를 지나가는 1,000명을 상대로 '당신은 운전을 잘 못하는 50%에 속하는 운전자들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50%의 사람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은 통계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답변이다. 합계가 100%가 넘어버리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스스로를 평균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640명은 될 것이다. 결국 140명은 잘못 행각하고 있는 것이다.
(2) 사후과잉확신편향 hindsight bias
사람들은 자신의 가정이 지금까지 꽤 잘 맞았다 싶은 인상을 받으면, 스스로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브렉시트 투표 직후 영국 주식시장 급락,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의 폭락과 뒤이은 시장 회복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장 급락을 이미 알고 있었다.” 라며 합리화했던가?
그들이 정말 알고 있었다면 주가 폭락 시에 주식을 매수하여 큰돈을 벌었을 것이다. 결국 그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중에 가서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3) 통제의 환상 illusion of control
일의 대부분이 자신의 손에 달렸으며 무엇보다 성공은 자신의 능력 때문이지 우연이나 행운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말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스스로를 시장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고, 어떤 투자자들은 자기들이 지속적으로 나머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게 맞는 걸까? 이것이 가능하려면 지속적으로 평균보다 못한 결과를 내는 사람들이 충분히 존재해야만 할 것이다.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는 대체로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당장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헛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보다 나라 전체를 위해 미래지향적 결정을 내리는 정치인들이 "노르웨이가 안고 있는 빚을 청산하고, 해외투자를 늘려나감으로써 사회전체가 합리적인 방식으로 자산을 창출하고 또 환경과 천연자원을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오일 펀드 조성에 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자원과 훌륭한 정치인들의 존재 모두 부러운 일이다. 그래서 노르웨이 오일펀드는 '네덜란드 병'이나 '자원의 저주'를 피해서 훌륭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 39p)
수십 년 전 네덜란드는 자국에서 막대한 양의 가스를 발견했지만, 노르웨이처럼 미래를 내다보며 현명하게 행동하지 못했다. 그 수입을 해외에 투자하지 않았다. 가스의 높은 수출 비중은 네덜란드 통화의 환율을 치솟게 만들었고 다른 부문들의 경쟁력을 잃었다.
환율 강세는 수입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내수 경제가 계속 약화됐다. 호황이 지나가자, 네덜란드의 경제 성장도 중단됐다.
돈의 축복(자원)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38p)
국민 전체에게 돌아가야 할 부를 소수의 엘리트 계급이 착복하고, 돈을 빼돌리고, 교육, 환경보호 같은 다른 부문들을 완전히 소홀히 한 대서 발생하는 문제점(자원의 저주 resource curse)을 만들지 않았다.
노르웨이 오일펀드는 원료 수출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해외에 투자하면서 한율 상승 요인을 완화하여 경제의 부양을 줄인다. 소위 ‘네덜란드 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머리로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 일관되게 시장에 머무는 일이다. 완벽한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알지만 침체에 접어들거나 급락장을 맞서면 겁이 나고 매도를 고민하게 된다.
'번개가 치더라도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 찰스 엘리스>
완벽한 타이밍(55p, 160p)
격동의 시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거나 심지어 '매도'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시장이 안정된 이후에야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수익은 대부분 놓치고 손실만 본다. 노르웨이 오일펀드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완벽한 시간'을 기다리면서 매수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자본 시장이 위아래로 요동치는 말든 노르웨이 오일펀드는 계속해서 투자한다. 펀드수익률은 해마다 변한다. 중요한 것은 만기 시의 평균수익률이다.
가장 좋은 투자 타이밍에 대한 답은 '가능한 빨리'이다. 시장의 상승과 하강은 시장의 속성이다. 노르웨이 오일펀드처럼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모든 위험을 피하려고 하는 대신 훨씬 더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현대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 81p)
최고의 투자는 위험과 기회가 완벽하게 섞여 있는 투자다. 연간 인플레이션률이 2%라고 가정하고 10,000유로로 1년 투자를 시작할 때, 두 가지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 보자.
(1) A: 최종 잔고가 12,000유로에 이를 확률 90%, 1년 후 잔고가 9,000유로로 될 확률 10%
(2) B: 최종 잔고가 10,200유로로 연초보다 2% 증가한 금액이 될 가능성 100%인 안정적인 상품
A의 기대수익률은 17%로 1,700유로이다(2,000유로의 90% 수익에서 1,000유로의 10% 손실을 뺀 값).
B의 기대수익률은 2%이고 구매력의 감소를 정확하게 상쇄한다.
자본의 보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10%의 손실 가능성 때문에 20%라는 수익률을 달성할 90%의 가능성을 두려워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높은 기대수익률이 될 수도 있다.
노르웨이 오일펀드의 금융공식(87p)
(1) 가치가 상이하게 동작하는 즉,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유가증권에 투자하면 변동을 줄일 수 있다. 분산투자는 손실 위험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2) 장기적으로 시장의 성과를 앞지른다는 건 투자자에게 기적이다. 수동적 투자(지수를 모방)가 선호된다.
⇒ ‘분산투자’와 ‘수동성’
석유산업과 윤리성, 상호모순이 아닐까?(209p)
노르웨이는 투자를 하면서도 스스로 제시한 윤리적인 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전기 에너지 생산과 자동차 동력을 어기 위해 석탄, 석유, 가스를 소비한다. 이들 화석연료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데, 노르웨이는 화석 연료의 수출로 인해 얻은 수익으로 오일펀드를 운영한다. 2016년, 열대우림의 파괴를 가속화하는 상품을 정부가 더 이상 구입하지 못하도록 결의했다(지구상의 첫 번째 국가). 즉, 노르웨이 정부는 글로벌 경제의 일부로서 환경파괴에 참여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르웨이 오일펀드의 투자 시 윤리지침(212p)
인권침해, 심각한 환경오염, 탄소 연료에 대한 높은 의존성, 담배제조, 심각한 부정부패, 특정무기의 생산등 사항들에 해당하는 기업의 지분은 투자하지 않는다. 무기, 알코올 및 담배제조, 아동노동, 환경피해등을 야기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저자는 주야장천 컴퓨터 앞에 앉아 지수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려고 시도하다가 오히려 시장 평균보다 더 나쁜 실적을 내고 좌절하는 대신, 느긋하게 노르웨이 투자공식을 이용하면서 인생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여가와 휴식, 그리고 자연은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 국민들이 돈보다 더 높은 가치로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했던 '24년을 돌아보면 씁쓸하지만 한해, 한 분기의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노르웨이인들처럼 현명하게 투자하며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는 지혜를 배워보자.
- 노르웨이 정부연기금: www.nbim.no
- 오일펀드의 블랙리스트: www.nbim.no/en/responsibility/exclusion-of-companies/